후지필름의 X-Pro2를 사용하는 중이다. RF형 타입의 디지털 카메라인 우리의 프로투에는 나의 눈길을 처음부터 사로잡은 영롱한 자태와 함께, 처음 손에 쥘 때 느꼈던 그 웅장한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의 위용이 함께 한다. 사실 이 기능을 자주 쓰지는 않는데, 최근 들어 몇가지 느낀점이 있어 몇줄 적어보고자 한다. (사실 룩딸용 장식인 줄 알았던 OVF에 몇가지 재밌는 기능이 있는걸 이제야 알아차려서 써보는거다.)
이러한 뷰파인더형식은 카메라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레인지 파인더 (Rangefinder) 타입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SLR 타입 카메라들이 발명되기 전까지 RF카메라들을 썼었고 이중상합치와 같은 방법으로 파인더에 의존하며 초점을 검출하는 방법을 사용했었다. 후지필름의 HYBRID VIEW FINDER는 그 후계로 전자 정보의 투영과 함께 실제 상을 보여주며 두가지 방식의 장점을 합친 것이다...라는 것이 컨셉이기는 한데.
Pro 시리즈는 반쪽이라는 놀림을 받기 일수였다. 사실 야시카의 뒤를 이어 가난한 자의 LEICA와 같은 별명을 가지고 있는 후지필름은 좀 비슷한 면이 있기는 했다. RF도 사실 RF가 아니잖아? 리어 디스플레이 때먹는 것도 라이카가 먼저했잖아? 그래도 이 것 참 저 필름 카메라 뒷판을 그대로 이식해버린듯한 모습은 신박하기는 하다. 조금 아쉬운건, 달려볼까 하다가 브레이크 밟은 느낌인데, LCD를 아예 삭제해버리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 지 궁금하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나도 라이카 사고 싶었는데, 보면 볼 수록 이거 볼매라니깐?
여간 이번에 이 '하이브리드 뷰파인더'를 탐구하고 느낀 점은,
"이놈 참 기똥차다"
라는 느낌이었다. 사실 RF주제에 이중상 합치도 안되고, 사실 스플릿 스크린이라는 놈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써먹기에는 좀.. 거시기한 부분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이 뷰파인더의 매력을 하나씩 알아갈 수 있었다.
일단 이걸 왜쓰냐구? 밑을 봐라 상보다 넓은 프레임이 잡혀져 있다. 이 것은 RF타입의 마력 그러니까 SLR방식의 (렌즈가) 보이는 데로의 방식이 아니라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렌즈가 보는 것과 다른 상을 보기 때문에 시차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실제 (사진)프레임 밖의 움직임과 주변의 모습을 파악하고, 이를 녹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고 설명된다. 그래서 RF 타입은 필연적으로 존 포커싱* 방법이 이용된다.
*존 포커싱(Zone Focusing) : 걍 대충 맞추고 찍는다는 뜻, 주간에 f8맞추고 어림짐작으로 파파팟.
자 잘 봐라. 이걸로 실제로 촬영을 할 수 있다. OVF가 맘에 들지 않으면, EVF로 전환해서 맘편히 일반 DSLR, 미러리스에서 제공하는 뷰파인더의 기능을 만끽하면 된다. f8의 스트릿, 레디 투 슛의 자세로 OVF를 사용하고 싶은가? 전면의 레버를 당기면 ADVANCED HYBRID VIEWFINDER의 자태가 보여진다. 브레송, 카파, 하스 와 같은 방식으로 그들과 같이 호흡하라!!!!!!!는 것이다. 스트릿 포토그래피라는 장르에서 RF, Sneaky한 이런 카메라의 존재는 굉장히 유용했던 것이다. 프로2는 이런 계보를 계승하는 (그런 것치고는 매우 거대하다) 적통의 한 갈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준다. 시도 조절기능은 EVF, OVF 모두에 같이 적용되며 위와 같이 라이브뷰에서 확인하는 모든 것을 OVF에서도 같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똑똑하게도 후지필름은 두 정보를 다르게 적용할 수있도록 패널을 분할해 두었다. 저 스플릿스크린이 아쉬운점은 너무 조그만하고, 보기가 힘들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피킹으로 초점을 맞추는데, 저 조그만한 곳에 포커싱을 맞추고 라인을 찾으려고 해봐도 영역이 너무 좁아 표시가 안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저게 고장이 잘 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서 수리비가 두려운 것이다.
전면에 보면 레버가 있는데 그걸 이리저리 조작하고, 눌러보면 다양한 기능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스플릿 스크린을 올렸다 내릴수 있다던가, EVF-OVF를 전환한다던가, 표시형식을 바꾼다던가...그 작은 화면에서 요런 깜찍한 기능들을 구성해두다니 놀라운걸? 그러니까 이건, 스마트폰에 기능이 다양하다던가, 그런 것과는 다르다. 그건 당연하지만 이건 당연하지 않잖아. 컨셉의 극한이다 싶으면서 즐길 수 있는 기능이니까 즐겁다. 기계식 손목시계를 보는 21세기생(生) 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듯.
참고사항으로 렌즈가 커지면 이 유리창을 가리게 된다. XF16-55mm f2.8 이나 XF50-140mm f2.8과 같은 대형 렌즈는 뷰파를 반넘게 차지하는 그런 모습도 보여주기도 하고, 아무래도 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프로투와 함께 하기로 결심한 나는 렌즈들을 처분했다. (사실 과분한 렌즈기도하고 룩딸용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OVF 사용을 하려면 쪼만한 렌즈들로 맞추는 게 좋다. XF56mm f1.2정도 까지는 쾌적한데 아마 80 macro나 90/2정도가 되면 거의 반정도는 가릴 것같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여기서 등장한다. 나는 이놈이 항상 유리창처럼 나에게 한결같은... 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놈은 나를 배반했다.
위는 XF16mm f2.8 렌즈에서 XF50mm f2.0 렌즈로 렌즈교환을 시도하는 영상이다. 그런데, 보이는가? 여러분?
배율전환이, 가능하다!
나는 이걸 지금 이제야 알았다. 이녀석과 함께한 날이 2년이 넘었어도 이제야 안것이다. 섬세한 배려, 세심한 Tweak...기능을 처음 목도하고 나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이 것이야말로 남자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정도면 나랑 동반할 수 있는 양품이다라는 생각이다.